도파민 단식

“느린 도파민은 건강한 중독이다”

우리는 즐거움에 중독된 것이 아니라, 사실은 즐거움을 느끼는 능력을 상실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스마트폰의 푸른 빛이 꺼진 뒤 찾아오는 그 서늘한 공허함의 정체를 깨닫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을 알고리즘의 파도 속에서 허우적거렸다.

현대 사회는 ‘도파민 중독’의 시대이다. 때로는 우리 스스로를 ‘중독자’라고 부르며 살기도 한다. 가장 흔한 예로 스마트폰 중독이 가장 많다. 또한 세대를 막론하고 숏폼 중독에 빠져있다. 심지어 운동을 할 때에도 한 손에 스마트폰을 달고 다니며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한다. 매일 밤 일정하게 벌어지는 ‘야식 중독’과 ‘게임 중독’, ‘넷플릭스 중독’도 많다. 이런 중독들은 우리를 더 빠른 도파민의 세계로 인도한다. 그리고 더 빠른 노화의 길로 안내하기도 한다.

애나 레켁 박사는 쓴 <<도파민 네이션>>이라는 책에서 ‘쾌락과 고통의 저울’을 강조하였다. 이 이론은 예를 들어 숏폼, 게임 등 아무런 노력이 없이 즉각적인 쾌락을 얻을 수 있는 것들은 처음의 저울은 쾌락 쪽으로 기울었다가 그의 반작용으로 고통 쪽으로 아주 깊게 기울어진다.

여기서 고통은 중독 후의 무력감, 우울감, 더 자극적인 갈망이 해당된다. 반대로 독서와 창작, 운동 등의 느린 중독은 처음에는 약간 힘들지만 힘든 고통을 경험한 저울은 다시 느린 도파민을 서서히 생성하여 결국 저울은 수평이 되어간다. 이 과정에서 얻어지는 도파민은 금방 사라지지 않고, 활동이 끝난 후에도 잔잔한 만족감과 성취감이 오래 지속된다. 이러한 긍정적인 현상을 ‘느린 도파민’, 또는 ‘지속 가능한 도파민’이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느린 도파민도 중독이 되나요?

느린 중독도 도파민이 나온다. 독서, 글쓰기, 창작 활동 중에도 도파민은 맹렬히 생성된다. 사실 도파민이라고 하는 것은 나쁜 중독의 전유물은 아니다. 도파민의 본질은 쾌락 그 자체가 아니라 ‘기다림 이후에 은근히 보상되는 기대감과 좋은 쾌락의 추구’라고 말할 수 있다. 다만, 건강한 몰입이라고 할 수 있는 느린 중독과 빠른 중독 사이에는 도파민이 나오는 방식과 경로에서 결정적인 차이는 있다고 한다.

독서나 창작 활동을 할 때에는 우리의 뇌에서 소위 ‘보상 예측 오류’라는 방식이 작동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독서를 할 때 문장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순간, 또는 글을 쓸 때 막혔던 단어나 논리가 풀릴 때 뇌에서는 아주 세련된 도파민이 분비된다. 뇌 과학에서는 자극적인 중독이 도파민을 빠르게 폭발시키는 것을 ‘토닉 도파민’이라고 하며 가늘고 느리지만 적절한 때 나오는 도파민을 ‘페이직 도파민’이라고 부른다.

독서와 창작은 도파민을 벌어서 쓰는 활동이다. 숏폼 영상이 뇌를 약물로 절이는 경우라면, 창작은 ‘뇌’라는 근육을 써서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다. 그래서 때로는 창작 활동에 깊이 빠진 상태를 우리는 <건강한 중독>이라고 한다. 건강한 중독은 뇌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뇌의 전두엽을 강화해 주는 유익한 중독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여기서 공부해야 할 과제는 중독의 과학적 원리와 균형에 집중하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중독을 ‘쾌락의 과잉’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쾌락을 주는 도파민을 통제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틀렸다. 왜냐하면 여기서 중독자가 겪는 갈망, 통제력 상실, 그리고 지독한 금단 현상은 도파민 혼자서는 감당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뇌 안에서는 도파민 이외에도 여러 신경전달물질이 복잡한 상호 작용을 하며 중독의 굴레를 더 견고하게 만든다.

중독은 단순히 도파민의 수치가 높은 상태가 아니다. 그것은 보상 시스템인 ‘도파민’과 ‘오피오이드’가 과열되고, 기억 시스템인 ‘글루타메이트’가 편향되며, 억제 시스템인 ‘가바’가 고장난 총체적 난국 상태이다. 따라서 우리가 중독에서 벗어나려고 할 때는 보통 의지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의 뇌 속 화학물질 전체가 재편성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중독을 바꾸는 느린 도파민으로 바꾸는 해결책>

우리가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운동을 통해서이다. 도파민 이외의 여러 신경전달물질을 바꿔야 한다. 먼저 운동을 통해 엔도르핀을 생성하고, 명상을 통해 가바 시스템을 안정시키고, 새로운 환경을 통해 글루타메이트의 기억 회로를 변화시키는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엔도르핀과 오피오이드는 무엇인가? 이것은 ‘원함’을 ‘좋음’으로 바꾸는 보상 물질이다. 도파민이 동기 부여의 물질이라면 실제로 그것을 얻었을 때 행복을 느끼게 하는 것은 엔도르핀과 같은 내인성 오피오이드이다. 이것들의 핵심 역할은 고통을 줄이고 강렬한 만족감을 준다. 도파민이 대상을 추구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면, 오피오이드 시스템은 그 자체가 주는 ‘황홀경’이다. 마약 진통제에 중독이 무서운 이유는 우리 몸의 천연 통증 조절 시스템을 망가뜨려 약이 없이는 일상이 힘들어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글루타메이트란 ‘중독의 기억’을 각인시키는 물질이다. 중독은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강력한 학습의 결과이다. 뇌의 주요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는 신경 세포간의 연결, 즉 시냅스를 강화하여 학습과 기억 능력을 강화시킨다. 도파민이 쾌락의 신호를 보내면, 글루타메이트는 그 쾌락을 느꼈던 장소와 시간, 사람, 기분까지 강력하게 뇌에 각인시킨다. 그래서 중독자가 기억하는 특정 장소만 가도 미친 듯한 갈망을 느끼는 이유는 글루타메이트가 만들어 놓은 ‘중독의 회로’가 다시 재활성화되기 때문이다.

가바 브레이크에 브레이크가 없는 상태가 위험하다. 가바는 ‘천연 진정제’로 도파민의 폭주를 제어한다. 이것의 핵심 역할은 신경계의 흥분을 억제하고 불안을 조절한다. 알코올이나 진정제 약물 등은 가바의 기능을 인위적으로 높이는데 이때 문제는 우리의 뇌가 가바의 양을 조절하여 줄여버릴 때 가바는 브레이크 기능을 잃어버린다. 그러면 약 기운이 떨어지게 되고 뇌에는 가바 브레이크가 작동이 안 되어 극도의 불안을 가져오게 된다. 심지어 불면, 발작이라는 부작용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역할이다. 세로토닌은 만족감과 정서적 안정을 담당한다. 중독된 상태에서는 세로토닌 수치가 불균형해지며 충동 조절 능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즉 “하면 안 되는 줄 알면서 하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노르에피네프린은 각성과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한다. 중독 회복기나 금단 현상 중에 노르에피네프린이 과도하게 분비되면 신체는 끊임없는 스트레스 상태에 놓이게 되어 재발의 유혹에 더 취약해진다.

<결론 요약> 진정한 즐거움은 ‘빌려 쓰는 쾌락’이 아니라, 스스로 ‘벌어들이는 성취감’에서 온다. 자, 오늘부터 딱 3가지만 기억하자!

  1. 하루 1시간, 스마트폰을 멀리하기 (수영을 하거나 러닝 시 휴대폰 안 보기).
  2. 보상 예측 오류 즐기기 (어려운 페이지의 책 읽기나 글쓰기가 해결되었을 때의 세련된 도파민 느끼기).
  3. 가바(GABA)의 시스템 재건 (인스턴트 같은 자극보다 산책, 요가, 명상처럼 억제 시스템을 회복하는 활동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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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데샴 모레<Dopamine Discipline> –뇌 해독과 특정 중독 행동에 집중.

#애나 렘키 <Dopamine Nation> – 중독의 과학적 원리와 균형에 집중.

#NIDA(National Institution on Drug Abuse) – 미국의 국립 보건원 산하 중독 연구소.

-중독의 뇌 과학적 원리와 도파민 외 신경전달물질을 설명하는 세계 최고의 권위기관.

https://www.npr.org

http://www.health.harvard.edu

♥︎ 다음편은 불 필요한 삶의 에너지를 제거하는 <에센셜리즘>에 대한 에피소드가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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